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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복지 5개년 계획」 有感
04-02-27 11:38 1,955회 0건
「참여복지 5개년 계획」 有感
글 :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 )

「참여복지 5개년 계획」 有感
1999년 IMF 경제위기의 한복판에서 사회안전망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한껏 고조되었을 때 「제1차 사회보장 발전 5계년 계획(1999 - 2003년)」이 발표되었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 「제2차 사회보장 발전 5개년 계획(2004-2008년)」이 정부에 의해 지난 20일 발표되었다.


이번 계획은 마침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을 대변하는 용어인 ‘참여복지’로 포장되어 「참여복지 5개년 계획(2004-2008년)」으로 불리우게 된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그동안 복지계 및 사회일각에서 “참여정부의 ‘참여복지’가 과연 무엇인가”, “참여정부는 집권 5년동안 복지정책의 발전을 어떻게 꾀할 생각인가”라고 수없이 정부를 향해 질문을 던졌던 것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대답인 셈이다. 그렇지만 거의 1년여를 끌다 내놓은 현 정부의 복지정책청사진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만족스럽지 않다.

금번 5개년 계획이 전혀 평가할만한 점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 첫째가 1차 계획은 복지부만의 편협한 단독 작품이었다면, 금번 계획은 노동, 여성, 주거, 문화, 정보 등의 분야를 포괄한 범정부적인 차원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정부 복지정책의 외연 확장은 물론 정부 부처간 복지정책 구현을 위한 유기적인 결합이 가능하리란 기대를 갖게 한다.

둘째, 참여복지의 정책목표를 ‘사회복지서비스의 보편적 확대’, ‘상대적 빈곤 완화’ 및 ‘풍요한 삶의 질 구현’ 등 3가지로 잡고 궁극적으로 ‘참여복지공동체의 구축’을 지향한다고 명백히 선언함으로써 참여복지의 개념 정립이 일정정도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셋째, 우리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어 새로운 복지제도를 설계하거나 제도의 성숙을 기하고자 하는 노력이 인정된다는 점이다. 노인요양보험제도의 도입, 노동자의 스톡옵션제 실시, 사회복지사무소 설치, 사회복지시설의 전면적 운영 개선 및 종사자 처우 개선 등이 그 예에 속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내용이 민간과 정부가 모여 수개월의 작업끝을 거쳤고, 마침내 국무총리 주재의 사회보장심의위원회까지 통과하여 제시된 결과라고 보기에는 구체성이나 실현성 측면에서 석연치 않은 점들이 많이 발견된다. 그러나 더 아쉬운 것은 현정부 임기내에 소득재분배정책에 있어서의 획기적 변화를 기대했던 이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금번 「5개년 계획」은 여전히 성장중심주의의 연장선상에 머문 소극적인 복지청사진이라는 점이다.

설사 노무현 정부의 집권 5년이 끝난 뒤 금번 「5개년 계획」에서 제시된 정책들이 예정대로 모두 실현된다고 하더라도(물론 이것 자체도 부질없는 전망이지만) 우리사회가 이미 직면하고 있는 극심한 사회적 위기와 병폐들을 생각할 때 결코 ‘풍요로운 삶의 질이 구현’된다고 보기 어렵다.

더군다나 세계자본주의에 더욱 깊숙이 편입된 우리나라의 경제구조가 ‘고용없는 성장’, ‘사회안정없는 성장’, ‘성장잠재력을 고갈시키는 성장’을 초래하리라 예견되는 시점에서 결국 성장의 부수적인 산물로서 그리고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복지를 바라보는 편협한 정책 인식은 ‘상대빈곤의 완화’이라는 참여복지의 목표 달성 역시 구두선에 그치게 할 것이다.

특히 차상위 빈곤계층에 대한 ‘빈곤한’ 접근과 보육료 지원에 대한 기대 이하의 제안, 그리고 사회적 일자리 창출의 단조로움, 국민연금급여율 인하에 대한 집착, 복지재정 확대에 대한 상습적인 불안감 표출 등이 뒷받침되는 증거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정부가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해 놓고 이를 지키지 못하는 반복되는 폐습이 걱정되어 금번에는 실현가능한 정책들만을 엄선하여 보수적으로 설계해 놓은 것이라면 차제에 「참여복지 5개년 계획 추진 점검단」이라도 만들어 국민들이 ‘참여’하여 정책의 집행력을 담보하는 선례라도 남겼으면 한다.

- 업코리아 (200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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