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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접는 사회복지사―(상)실태] 격무에 박봉…‘보람’뒤의 한숨
04-02-19 12:46 1,808회 0건
사회복지의 최일선 일꾼인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이 격무와 낮은 처우
로 의욕을 잃고 있다.매년 5명 중 1명이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난다.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사기 저하와 이직 증가는 복지전달체계를 혼란시
키고 복지 서비스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우
리나라 사회복지사의 근무 실태와 이들의 격무 현장을 2회에 걸쳐 살
펴본다.

지난해 말까지 서울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일했던 최당현(35)·양경이
(27)씨 부부는 ‘부부 사회복지사’로 주위의 큰 기대를 모았지만 지
금은 사회복지사 일을 접고 최씨의 고향인 전주로 내려와 음식점 개업
을 준비중이다.

두 사람 모두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어려운 이웃의 진정한 벗이 되겠
다는 큰 뜻을 품고 사회복지 업무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생각과 너
무 달랐다.

최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홀로 사는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
한 장애인들을 찾아가 목욕을 시켜주는 이동목욕 서비스를 담당했다.
복지관으로 돌아와서는 밀린 행정업무와 잡무를 보느라 오후 9시 넘
어 퇴근하기가 일쑤였다. 하루 11시간이 넘는 격무였지만 연봉은 1300
만원에 불과했다.

최씨는 “노인들을 도우면서 보람도 느꼈지만 생활이 너무 불안정했
다”며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여건이 개선
되지 않으면 이직자가 계속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구의동 정립회관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는 김재원(32)씨. 김씨
는 오전 8시 출근해 퇴근 때까지 셔틀버스 운전,장애아 학습지도,자원
봉사자 모집·후원자 물색 등 1인 3∼4역을 해야 한다.

일주일 평균 70시간에 달하는 고된 업무지만 그의 평균 월급은 90만
원 정도.지난달에는 설 보너스를 포함해 150만원이란 큰돈(?)을 받았
다.그러나 또래의 대기업 사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경제적인 이
유로 결혼은 아직 엄두도 못내고 있다.

2003년 10월말 현재 우리나라 사회복지종사자 수는 3만11명. 이중 국
가에서 자격을 인정한 사회복지사는 1만2970명이지만 이들이 처한 현
실은 ‘격무와 박봉’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된다.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이 최근 내놓은 ‘사회복지시설 실태조사 보
고서’에 따르면 복지시설 종사자들은 1주일 평균 60.2시간을 일해 근
로기준법상 법정노동 시간인 주당 44시간을 16시간 이상 초과했다. 특
히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27%는 주당 80시간 이상 근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의 평균 연봉은 1492만원으로 올해 정부가 책정한 4인가족기
준 최저생계비 1266만원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박봉이다. 사회복
지사의 연봉(대졸 1호봉 기준)은 교사 평균 연봉의 53.3%,종합병원 간
호사의 57.3%,100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62.7%에 불과한 것으로 조
사됐다.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이직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장애인 복지
시설 종사자의 이직율은 연 평균 22%.종사자 5명 중 1명 이상이 매년
사회복지 업무를 떠나고 있는 셈이다.이러다 보니 종사자들의 평균 근
속연수는 4년3개월에 불과하다.

이화여대 김성이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사회복지를 전문성이 필요
한 분야가 아니라 자원봉사 수준으로 여기는 사회 전반의 인식이 큰
문제”라며 “복지 수요가 급증하는 현실에서 복지전문 인력에 대한
천대는 결국 우리 국민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
적했다.

배병우 황일송기자 ?wbae@kmib.co.kr

<국민일보,200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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