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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 버림받고 나라에 홀대받고 `우울한 노년´
03-10-02 01:51 1,536회 0건
* * 자식에 버림받고 나라에 홀대받고 `우울한 노년´ * *

2일 노인의 날을 맞았으나 노인들은 전혀 즐겁지 않다.젊은 시절 고속성장을 이끈 주역인 노인들이 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두고 총체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자녀의 외면에 따른 생계난,황혼이혼 등을 겪다 못해 자살하는 일이 속출한다.

사회의 노인보호의식도 뒤떨어져 있어 안전사고로 숨지는 비율이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다.

그러나 정부와 사회단체의 노인부양 비중은 10%도 미치지 못하는 등 사회의 관심은 차갑기만 하다.

●‘생계 스스로 해결’은 고작 30%

통계청이 1일 내놓은 ‘2002년 고령자 통계’는 우리 노인의 현주소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노인을 부양하기 싫어하는 자녀들 만큼이나 자녀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는 노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남에게 전혀 의지하지 않고 생계를 스스로 해결하는 노인(65세 이상)은 10명중 3명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노부모를 누가 부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가족’이라는 응답이 70.7%로 나타났다.4년 전인 1998년(89.9%)에 비해 19.2%포인트나 급감했다.대신 ▲‘가족과 정부 사회’(18.2%)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9.6%)는 응답이 부쩍 많아졌다.

이같은 세태의 변화를 수용해서인지,60세 이상 노인 가운데 2명중 1명에 가까운 45.8%는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명중 7명은 남에게 생계를 일부 또는 전부 지원받고 있다.또 손을 벌리는 대상의 대부분(88.5%)은 ‘자녀’였다.정부와 사회단체 의존율은 9.3%에 불과했다.

●노인의 최대걱정은 건강과 경제

노인들이 꼽은 최대 근심거리는 ‘건강문제’(39.3%) ‘경제적 어려움’(36.4%) 순이었다.노인들이 학대받는다고 가장 많이 느끼는 순간은 ‘자신의 말에 대해 가족이 무관심 또는 냉담한 반응을 보일 때’였다.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독거노인’도 1990년 100명당 9명에서 2000년에는 16명으로 10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다.

●노인 절반 “자녀와 같이 살기 싫다”

최근 대법원이 발간한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소송을 낸 60세 이상 노인은 870명.2001년 보다 264명 증가했다.이는 3년전과 비교해 2.18배 늘어난 수치다.협의이혼을 포함하면 지난해 60대 이상 남성은 4505명,여성은 1777명이 이혼했다.하루 17명꼴이다.올해는 8000명이 넘을 전망이다.황혼이혼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황혼이혼은 부모의 재산을 하루빨리 상속받으려는 자녀들의 종용이 상당부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해 노인들이 하루 7.5명꼴로 자살했다고 밝혔다.

●노인 안전사고 최고

사단법인 한국생활안전연합(공동대표 이재연·윤선화)에 따르면 10만명 당 연령별 안전사고 사망자 숫자는 ▲65∼69세 139명 ▲70∼74세 182명 ▲75∼79세 263명 ▲80∼84세 403명 ▲85세 이상 655명으로 나타났다.이는 9명에 불과한 10∼14세 안전사고 사망자 숫자보다 15배에서 많게는 70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청장년층은 전부 100명 미만이다.

고령자 안전사고의 원인별 사망률은 ▲교통사고 27% ▲자살 19% ▲추락사고 15% 등이었다.10만명당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57.8명이나 돼 영국 7.3명,독일 9.8명,일본 17명,미국 19.1명 등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고령사회 눈앞… 종합적 노인대책 시급

강남대 이여봉 교수는 “자녀들에게 ‘경로효친’을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평균수명 증가,이혼 등으로 독거노인이 증가함에 따라 국가가 중장기노인복지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재관 박사는 “노인복지시설 요양비에 대한 소득공제 등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노인복지정책이 시행되도록 부처간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미현 정은주기자 ejung@

대한매일

2003-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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