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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판 지치면 장애편견 눈녹 듯 …'
03-07-30 16:00 1,730회 0건
서울 동천 장애인 실내 아이스링크
자원봉사 강사 등 개장하자마자 인기

"아들 손을 잡고 트랙을 함께 도는 것이 소원입니다."

자폐아인 최용선(13.정신지체 3급)군의 어머니 강정미(42.서울 중랑구 신내동)씨는 요즘 스케이트를 갈아 신으면서 아들과 함께 아이스링크를 누비며 얼음을 지치는 꿈을 꾼다.

동천 실내빙상경기장에서 한 달 전부터 스케이트를 배우기 시작한 아들이 재미를 붙이기 시작하면서 표정도 환해지고 활기를 찾아 집안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노원구 하계동의 동천 실내빙상장은 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실내 아이스링크다. 장애인 시설인 동천학교.동천의 집.동천모자 등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충현재단이 중앙정부와 서울시로부터 80억원을 지원받아 모두 1백6억원을 들여 빙상장을 지었다.

3년여 공사 끝에 지난 5월 개장한 동천실내빙상장은 스케이팅뿐 아니라 헬스.에어로빅까지 즐길 수 있는 2천6백평 규모의 종합 피트니스 센터다. 국제 규격의 아이스링크에 2백50m 조깅 트랙까지 갖췄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어서 우선 장애인에게 이용료 30%를 할인해주지만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스케이팅 강습의 경우 일반인은 15명마다 강사 한 명이 지도하지만 장애인은 7명에 두 명의 강사가 배치돼 집중 지도한다. 강사들은 대부분 동천학교에서 장애인을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다.

문을 연 지 얼마되지 않아 요즘 하루 이용객이 2백여명으로 적은 편이지만 30% 이상이 장애인이다. 빙상장 이윤혁(41)기획관리팀장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장애인을 위해 무료 개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장애인들에게 스케이트를 가르치는 이태리(25.여)씨는 강사료를 받지 않는 자원봉사자다. 국내 피겨스케이팅.아이스하키 심판이기도 한 李씨는 장애아를 가르치며 보람을 찾는다.

동천 실내빙상장은 노원경찰서 주변에 있으며 스케이트 하루 이용료는 4천원이다. 02-949-9114.


민동기 기자

2003.07.29 17:50 입력 / 2003.07.29 17:55 수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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