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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구호단체들] "이라크 난민돕자"
03-03-26 09:22 1,571회 0건
"요르단 접경지역서 급식제공·의료봉사"
기아대책기구·복지단체 등 곧 현지파견

한국기아대책기구 이득수(46) 사업본부장은 이라크 난민캠프 설치를 위해 21일 요르단으로 출국했다. 한국기아대책기구는 요르단 접경지역인 루웨이쉬드(Ruwayshid) 지역에 캠프를 세워 피란민들에게 급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루웨이쉬드에는 이라크에서 어렵게 살던 이집트·수단 등 제3세계 피란민들이 많다”며 “본격적인 구호활동에 앞서 현지 실태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난민들을 돕기 위한 국내 단체들의 구호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구호단체 등에는 이라크 구호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문의전화가 밀려들고 있다. 유엔고등판무관실(UNHCR)은 이번 전쟁으로 60만여명의 이라크인이 국경을 넘어 인접국가로 피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라크 국내에 남아있는 난민은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동대 선린병원은 난민구호 의료팀을 요르단에 파견키로 했다. 선린병원 기획팀 박순용 과장은 “내과와 외과 등 현지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30여명의 의료진을 최대한 빨리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애어린이 후원에 힘쓰는 의료인·사회복지사 등의 인터넷 모임인 ‘중앙아시아의 천사들’ 역시 의사·간호사·아동복지사 등 3명으로 구성된 구호팀을 이라크로 파견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아르메니아에서 육로로 이란을 거쳐 쿠르드족이 사는 이라크 북부지역에 들어가 의료 봉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참의료 실현 청년한의사회’는 지난 21일부터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의약품을 보내기 위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청년한의사회는 전국 한의사들로부터 서명비로 1만원씩 모금해 의약품을 보낼 계획이다. 청년한의사회는 “항생제를 비롯한 비타민 등 기본 의약품을 보내 이라크 아이들의 헛된 죽음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복지법인 월드비전도 이라크 긴급구호활동에 참여키로 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등을 통한 모금활동을 실시하는 한편 기업들로부터 의약품·의류 등 물품을 기증받아 이라크 난민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26일 출국예정인 한비야 긴급구호팀장은 “부모를 잃고 홀로 울부짖는 어린이들을 생각해 많은 사람들이 이라크 돕기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이라크 반전평화팀 지원연대도 지난 2월부터 꾸준히 이라크 난민 지원 사업을 벌여왔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각종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지원받은 의약품과 생필품을 이라크로 보내고 있다. 염창근 사무국장은 “이제부터는 요르단 암만에 남아있는 반전평화팀원에게 물품을 전달, 난민을 돕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아대책기구 김경숙 홍보실장은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구호 활동에 나서면 제대로 돕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지 사정을 미리 파악해야 힘들 게 모은 후원금을 낭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李錫雨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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