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익 사회환원 차원의 기부 활성화 추세… 이미지 재고 전략에 따라 특정 분야에 집중
SK텔레콤이 실시하는 사회봉사 활동 가운데 ‘TTL착한아르바이트’라는 것이 있다. 학생들이 3일 동안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면 현금 20만원과 사회봉사 인증서를 내준다. 그리고 20만원을 받은 학생은 다시 이 가운데 5만원 이상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국민은행은 직원이 사회복지단체에 3만원을 기부하면 은행이 3만원을 추가지원하는 방법으로 기부를 장려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년소녀가장 1천명을 선발해 어른이 될 때까지 매월 2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는 소아암 등 어린이 희귀질환 환자들에 대한 지원도 포함돼 있다.
중견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중견기업 가운데 사회공헌 활동에 더 적극적인 기업들이 많다. 잉스화장품은 매출액의 20%를 소년소녀가장 돕기 성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일반 매장을 통한 판매방식을 온라인판매로 전환하며 판매비용 절감액 30% 가운데 대부분을 이웃돕기에 내놓는 것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하는 기업들의 이웃돕기 캠페인이 대부분 매출액의 1%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주)대교는 전사적 차원에서 조직적 사회봉사 활동에 나선 기업이다. 지회별로 지역봉사회를 만들었으며, 직원들이 월급을 쪼개 모은 돈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인다. 특징적인 것은 지회별로 특화된 활동을 벌인다는 점이다. 강남본부지회는 골수암 어린이 후원, 강북본부지회는 백혈병 어린이 돕기, 울산본부지회는 생활보호대상 노인 지원 등의 방식이다.
유한킴벌리도 빼놓을 수 없다. 이 회사는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산림보호 활동을 20년 넘게 시행해오고 있다. 그뿐 아니다. 환경단체 등에 기부금을 낼 때도 사장이 회사 돈으로 생색내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회사 기부금과 문국현 사장 개인의 기부금을 별도로 낸다.
최근 들어 기업의 기부활동이 활발해졌다.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에 대한 인식들이 높아지며 기업 스스로 각종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 것이다. 기업의 기부활동은 일단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사회복지단체들에 큰 도움을 준다. 또 각기 기업 이미지와 맞는 분야에 특화된 활동을 함으로써 관심 영역에서 멀어지기 쉬운 사각지대를 보살펴주는 역할도 한다. 렌즈관리용액을 판매하는 영한-바슈롬이 매달 무료 개안수술을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기업들은 단순히 자선단체에 돈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업 이미지 향상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쓰기도 한다. 나아가 판매촉진을 위한 방안으로 활용하기까지 한다. “제품 판매액의 ㅇ%를 소년소녀가장 돕기 기금으로 적립합니다”, “환경보전형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얻은 수익금 가운데 ㅇ%를 환경기금으로 적립합니다”, “수익금의 ㅇ%를 장애인 기금으로 활용합니다” 등의 문구가 그것이다.
기업 기부의 대표적 유형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공헌위원회가 주도하는 ‘1%클럽’이다. 기업이익의 1%를 사회공헌 활동으로 돌리자는 취지에서 시행하는 이 행사는 사회복지·교육·지역사회발전·환경보전 등 영역이 매우 넓다. 10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규모도 7천억원(2000년 기준)을 넘어섰다. ‘만분의1클럽’이란 것도 있다. 지난 11월28일 창립한 환경재단이 추진하는 환경기금 모금 방식이다. 매출의 0.01%를 환경기금으로 적립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지속적인 기금 적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경기금 모금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분의1클럽’에는 이미 유한킴벌리가 가입하기로 약속돼 있는 상태며, 몇몇 대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활성화됐음에도 우려되는 점은 있다. 순수한 사회복지 분야의 기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밝힌 2001년 한국기업의 기부금 총액은 1조6천억원이다. 이를 보면 엄청난 액수의 기부가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는 회계상의 기부금일 뿐이다. 순수한 기부로 보기 어려운 항목이 다수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당에 내는 후원금과 국가·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기부금이다. 종교단체에 내는 기부금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순수한 사회복지 기부 크게 줄어
기업들이 순수한 사회복지 분야에 내는 기부금은 얼마나 될까 전경련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00년 7060억원의 돈이 사회공헌 활동에 지출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5180억원은 교육·학술 사업에 대한 지출이다. 순수한 사회복지 분야 지출은 522억원(7%)에 지나지 않는다. 1996년과 비교하면 전체 지출액이 3067억원에서 7060억원으로 늘었음에도 사회복지 분야 지출은 1190억원에서 522억원으로 50% 이상 줄어들었다.
물론 교육·학술 분야에 대한 기부 역시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소년소녀가장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등장시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업”, “장애인과 함께하는 기업” 등의 홍보를 하면서 사회복지 분야 기부금을 줄이는 현실은 뭔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어떤 경우는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느낌이 더 강한 경우도 있다. 한 대기업의 경우 장애인 운동선수를 광고에 등장시켜 “장애인들이 정상인들과 똑같이 생활하고 행복해하는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전했지만, 실제 그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법정 기준치(2%)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연말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성금 모금이 정부가 주도하는 반강제적 방식에서 민간 자율로 넘어가면서 대기업들의 성금 기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지난 99년만 하더라도 기업들의 기부금은 천편일률적이었다. 삼성 100억원을 시작으로, 현대 55억원, 주택은행 10억원, LG 5억원, SK 5억원, 포철 3억원, 롯데 3억원, 한진 2억5천만원 등으로 사세에 따라 줄서기 하듯 차례대로 늘어서는 게 관례였다. 금호·동양·두산·태광·농심·코오롱·효성 등 규모가 비슷한 기업들은 모두 1억원이었다. 당시 1억원 이상을 기부한 회사는 모두 17개였다.
그러나 2001년 모금 현황을 보면 사뭇 다른 양상을 접할 수 있다. 전체 모금액은 늘어났지만 대기업들의 성금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연말 불우이웃돕기 모금액은 99년 348억원에서 2001년 63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기업들이 내놓는 돈도 190억원에서 343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01년 성금납부 기업 가운데 삼성(100억원), 국민은행(50억원), SK(30억원) 등 몇몇 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성적이 부진하다. 금호·두산·태광·코오롱·효성 등 중견기업들의 이름은 명단에서 아예 사라졌다. 현대는 사세가 기울며 55억원에서 1억원으로, 동양은 1억원에서 5천만원으로 성금 규모를 크게 줄였다. 전체적으로 1억원 이상을 기부한 회사도 11개로 줄었다.
현대자동차는 현대로부터 계열분리된 2000년 이후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한 차례도 내지 않았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매출 12조3192억원, 순이익 8934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제일제당·신세계 등도 마찬가지다. 최근 잘 나가는 회사들이지만 이웃돕기 성금에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잘나가는 회사들 오히려 무관심
이처럼 순수 사회복지 분야 지원이 줄어든 것은 기업들이 자신의 이미지나 사업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분야에는 기부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흔히 이를 ‘전략적 기부’ 또는 ‘전략전 사회공헌’이라고 말한다. 기부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이 자신의 이미지와 맞는 분야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기업 기부에서 이런 추세는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자선단체들도 이를 인정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업의 기부행사가 어려운 이웃에 대한 실질적 도움보다는 광고와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요란한 빈 수레와 같은 모양새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자선단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이 양극화하며 빈곤층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부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들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정남기 기자 jnamki@hani.co.kr
-한겨레 21
SK텔레콤이 실시하는 사회봉사 활동 가운데 ‘TTL착한아르바이트’라는 것이 있다. 학생들이 3일 동안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면 현금 20만원과 사회봉사 인증서를 내준다. 그리고 20만원을 받은 학생은 다시 이 가운데 5만원 이상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국민은행은 직원이 사회복지단체에 3만원을 기부하면 은행이 3만원을 추가지원하는 방법으로 기부를 장려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년소녀가장 1천명을 선발해 어른이 될 때까지 매월 2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는 소아암 등 어린이 희귀질환 환자들에 대한 지원도 포함돼 있다.
중견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중견기업 가운데 사회공헌 활동에 더 적극적인 기업들이 많다. 잉스화장품은 매출액의 20%를 소년소녀가장 돕기 성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일반 매장을 통한 판매방식을 온라인판매로 전환하며 판매비용 절감액 30% 가운데 대부분을 이웃돕기에 내놓는 것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하는 기업들의 이웃돕기 캠페인이 대부분 매출액의 1%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주)대교는 전사적 차원에서 조직적 사회봉사 활동에 나선 기업이다. 지회별로 지역봉사회를 만들었으며, 직원들이 월급을 쪼개 모은 돈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인다. 특징적인 것은 지회별로 특화된 활동을 벌인다는 점이다. 강남본부지회는 골수암 어린이 후원, 강북본부지회는 백혈병 어린이 돕기, 울산본부지회는 생활보호대상 노인 지원 등의 방식이다.
유한킴벌리도 빼놓을 수 없다. 이 회사는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산림보호 활동을 20년 넘게 시행해오고 있다. 그뿐 아니다. 환경단체 등에 기부금을 낼 때도 사장이 회사 돈으로 생색내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회사 기부금과 문국현 사장 개인의 기부금을 별도로 낸다.
최근 들어 기업의 기부활동이 활발해졌다.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에 대한 인식들이 높아지며 기업 스스로 각종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 것이다. 기업의 기부활동은 일단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사회복지단체들에 큰 도움을 준다. 또 각기 기업 이미지와 맞는 분야에 특화된 활동을 함으로써 관심 영역에서 멀어지기 쉬운 사각지대를 보살펴주는 역할도 한다. 렌즈관리용액을 판매하는 영한-바슈롬이 매달 무료 개안수술을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기업들은 단순히 자선단체에 돈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업 이미지 향상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쓰기도 한다. 나아가 판매촉진을 위한 방안으로 활용하기까지 한다. “제품 판매액의 ㅇ%를 소년소녀가장 돕기 기금으로 적립합니다”, “환경보전형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얻은 수익금 가운데 ㅇ%를 환경기금으로 적립합니다”, “수익금의 ㅇ%를 장애인 기금으로 활용합니다” 등의 문구가 그것이다.
기업 기부의 대표적 유형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공헌위원회가 주도하는 ‘1%클럽’이다. 기업이익의 1%를 사회공헌 활동으로 돌리자는 취지에서 시행하는 이 행사는 사회복지·교육·지역사회발전·환경보전 등 영역이 매우 넓다. 10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규모도 7천억원(2000년 기준)을 넘어섰다. ‘만분의1클럽’이란 것도 있다. 지난 11월28일 창립한 환경재단이 추진하는 환경기금 모금 방식이다. 매출의 0.01%를 환경기금으로 적립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지속적인 기금 적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경기금 모금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분의1클럽’에는 이미 유한킴벌리가 가입하기로 약속돼 있는 상태며, 몇몇 대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활성화됐음에도 우려되는 점은 있다. 순수한 사회복지 분야의 기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밝힌 2001년 한국기업의 기부금 총액은 1조6천억원이다. 이를 보면 엄청난 액수의 기부가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는 회계상의 기부금일 뿐이다. 순수한 기부로 보기 어려운 항목이 다수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당에 내는 후원금과 국가·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기부금이다. 종교단체에 내는 기부금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순수한 사회복지 기부 크게 줄어
기업들이 순수한 사회복지 분야에 내는 기부금은 얼마나 될까 전경련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00년 7060억원의 돈이 사회공헌 활동에 지출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5180억원은 교육·학술 사업에 대한 지출이다. 순수한 사회복지 분야 지출은 522억원(7%)에 지나지 않는다. 1996년과 비교하면 전체 지출액이 3067억원에서 7060억원으로 늘었음에도 사회복지 분야 지출은 1190억원에서 522억원으로 50% 이상 줄어들었다.
물론 교육·학술 분야에 대한 기부 역시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소년소녀가장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등장시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업”, “장애인과 함께하는 기업” 등의 홍보를 하면서 사회복지 분야 기부금을 줄이는 현실은 뭔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어떤 경우는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느낌이 더 강한 경우도 있다. 한 대기업의 경우 장애인 운동선수를 광고에 등장시켜 “장애인들이 정상인들과 똑같이 생활하고 행복해하는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전했지만, 실제 그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법정 기준치(2%)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연말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성금 모금이 정부가 주도하는 반강제적 방식에서 민간 자율로 넘어가면서 대기업들의 성금 기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지난 99년만 하더라도 기업들의 기부금은 천편일률적이었다. 삼성 100억원을 시작으로, 현대 55억원, 주택은행 10억원, LG 5억원, SK 5억원, 포철 3억원, 롯데 3억원, 한진 2억5천만원 등으로 사세에 따라 줄서기 하듯 차례대로 늘어서는 게 관례였다. 금호·동양·두산·태광·농심·코오롱·효성 등 규모가 비슷한 기업들은 모두 1억원이었다. 당시 1억원 이상을 기부한 회사는 모두 17개였다.
그러나 2001년 모금 현황을 보면 사뭇 다른 양상을 접할 수 있다. 전체 모금액은 늘어났지만 대기업들의 성금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연말 불우이웃돕기 모금액은 99년 348억원에서 2001년 63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기업들이 내놓는 돈도 190억원에서 343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01년 성금납부 기업 가운데 삼성(100억원), 국민은행(50억원), SK(30억원) 등 몇몇 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성적이 부진하다. 금호·두산·태광·코오롱·효성 등 중견기업들의 이름은 명단에서 아예 사라졌다. 현대는 사세가 기울며 55억원에서 1억원으로, 동양은 1억원에서 5천만원으로 성금 규모를 크게 줄였다. 전체적으로 1억원 이상을 기부한 회사도 11개로 줄었다.
현대자동차는 현대로부터 계열분리된 2000년 이후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한 차례도 내지 않았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매출 12조3192억원, 순이익 8934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제일제당·신세계 등도 마찬가지다. 최근 잘 나가는 회사들이지만 이웃돕기 성금에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잘나가는 회사들 오히려 무관심
이처럼 순수 사회복지 분야 지원이 줄어든 것은 기업들이 자신의 이미지나 사업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분야에는 기부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흔히 이를 ‘전략적 기부’ 또는 ‘전략전 사회공헌’이라고 말한다. 기부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이 자신의 이미지와 맞는 분야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기업 기부에서 이런 추세는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자선단체들도 이를 인정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업의 기부행사가 어려운 이웃에 대한 실질적 도움보다는 광고와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요란한 빈 수레와 같은 모양새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자선단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이 양극화하며 빈곤층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부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들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정남기 기자 jnamki@hani.co.kr
-한겨레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