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맞는것 보고 복수…"
“친구가 맞는 것을 그냥 보기만 한 제가 너무 한심했습니다. 꼭 복수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16일 오전 서울 금천구의 모 중학교 4층 3학년4반 교실. 전날 동급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의 현장검증에 나선 피의자 방모(14)군이 담담하게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사고 수습을 위해 3일간 휴교에 들어간 학교는 쥐죽은 듯 조용했다. 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1층 교무실에 있던 20여명의 교사는 말없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사건은 전날인 15일 점심시간 때 시작됐다. 이 학교 ‘짱’으로 통하는 김모(14)군을 비롯, 3~4명의 학생이 오후 1시15분쯤 운동장 한 쪽에서 방군의 친구 최모(14)군을 괴롭힌 게 발단이었다. 최군은 “평소 내가 말 안들어 버릇을 고쳐줘야겠다며 운동장에 불러내 10여분 동안 발로 차고 머리를 때렸다”고 말했다.
4년전 부모가 이혼한 뒤 최군과 형제처럼 지내온 방군은 친구가 맞는 것을 그냥 보고 있어야 하는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했다.
방군은 점심시간 뒤 담임 선생님에게 얘기하고 조용히 교실을 빠져나왔다. 방군은 “너무도 괴로워서 양호실로 갔다”고 말했다. 양호교사는 “방군이 간단한 드링크제를 마시고 한동안 침대에 누워있다 일어나 오후 2시10분쯤 교실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군은 교실 대신 학교 근처 집으로 향했다.
30분 뒤인 오후 2시40분 방군은 종이가방에 흉기를 넣은 채 3학년 4반 교실로 들어갔다. 교실에서는 6교시 글쓰기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방군은 아무 말 없이 교실 맨 뒷자리에 있던 김군에게 다가가 흉기로 찌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교실 바닥이 아수라장이 됐다. 방군은 겁에 질린 교사와 울음을 터뜨리는 동급생들을 뒤로 한채 친구 최군이 있는 3학년 8반 교실로 향했다. 교실 문을 열고 최군의 얼굴을 쳐다보던 방군은 흉기를 조용히 교실 바닥에 내려 놓고 곧바로 인근 파출소로 가 자수했다.
이 학교 한 교사는 “방군은 교실에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만큼 조용하고 평범한 아이였다”며 “학교 폭력이 이런 비극으로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 韓在賢기자 rookie@chosun.com )
“친구가 맞는 것을 그냥 보기만 한 제가 너무 한심했습니다. 꼭 복수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16일 오전 서울 금천구의 모 중학교 4층 3학년4반 교실. 전날 동급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의 현장검증에 나선 피의자 방모(14)군이 담담하게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사고 수습을 위해 3일간 휴교에 들어간 학교는 쥐죽은 듯 조용했다. 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1층 교무실에 있던 20여명의 교사는 말없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사건은 전날인 15일 점심시간 때 시작됐다. 이 학교 ‘짱’으로 통하는 김모(14)군을 비롯, 3~4명의 학생이 오후 1시15분쯤 운동장 한 쪽에서 방군의 친구 최모(14)군을 괴롭힌 게 발단이었다. 최군은 “평소 내가 말 안들어 버릇을 고쳐줘야겠다며 운동장에 불러내 10여분 동안 발로 차고 머리를 때렸다”고 말했다.
4년전 부모가 이혼한 뒤 최군과 형제처럼 지내온 방군은 친구가 맞는 것을 그냥 보고 있어야 하는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했다.
방군은 점심시간 뒤 담임 선생님에게 얘기하고 조용히 교실을 빠져나왔다. 방군은 “너무도 괴로워서 양호실로 갔다”고 말했다. 양호교사는 “방군이 간단한 드링크제를 마시고 한동안 침대에 누워있다 일어나 오후 2시10분쯤 교실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군은 교실 대신 학교 근처 집으로 향했다.
30분 뒤인 오후 2시40분 방군은 종이가방에 흉기를 넣은 채 3학년 4반 교실로 들어갔다. 교실에서는 6교시 글쓰기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방군은 아무 말 없이 교실 맨 뒷자리에 있던 김군에게 다가가 흉기로 찌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교실 바닥이 아수라장이 됐다. 방군은 겁에 질린 교사와 울음을 터뜨리는 동급생들을 뒤로 한채 친구 최군이 있는 3학년 8반 교실로 향했다. 교실 문을 열고 최군의 얼굴을 쳐다보던 방군은 흉기를 조용히 교실 바닥에 내려 놓고 곧바로 인근 파출소로 가 자수했다.
이 학교 한 교사는 “방군은 교실에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만큼 조용하고 평범한 아이였다”며 “학교 폭력이 이런 비극으로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 韓在賢기자 rooki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