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상 성년 나이를 만 19세로 바꾸려는 것은 성숙한 만 19세들을 미성년자로 묶어두는 것이 옳지 않다는 현실론을 반영한 것이다.

성년기 연령을 낮추자는 논의는 이미 몇년 전부터 계속돼 왔다. 1999년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 연령을 만 19세까지로 조정하면서 민법의 성년 연령을 바꿀 필요성이 더 커졌다. 미성년자와 비슷한 개념으로 인식되는 '청소년'을 만 19세 미만으로 정했는데도 연령의 핵심적인 기준인 민법에서 성년을 만 20세로 규정한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99년 2월 발족한 법무부 산하 민법개정특별분과위원회(위원장 李時潤전 감사원장) 가 그동안 실시해온 설문조사와 유관 기관 의견조회에서도 성년 연령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연금관리공단도 국민연금법상 가입 대상(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국민) 인 이들이 미성년자로 분류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견이었다. 위원회 내에서 성년 나이를 만 18세로 낮추자는 주장도 나왔으나 청소년보호법 등 관련 법률과의 혼선을 막는 차원에서 실현되지 않았다.

또 일부 학부모들은 "만 19세면 아직 어린 나이인데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며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학부모들과 당사자인 만 19세 미성년자들은 개정에 적극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위원인 연세대 법학과 백태승(白泰昇.48) 교수는 "성년은 자신의 행위에 직접 책임지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만 19세가 되는 사람들의 의식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대부분의 주와 독일.스웨덴.이탈리아.프랑스 등에서는 성년을 만 18세로 규정하고 있다. 또 오스트리아는 만 19세(일정한 경우 법원이 미성년 연장 또는 만 18세 이상을 성년으로 간주 가능) 다.

일본.대만.스위스 등은 성년을 만 20세로 규정하고 있다.

김승현.하현옥 기자